최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7월 자료를 보면 은행권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규모가 전월보다 감소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금융회사들이 대출 한도를 조정한 데다, 주택 거래와 투자 관련 대출 수요까지 일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 줄어
7월 한 달 동안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만 보면 상당한 규모지만 전월인 6월의 7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2조2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6월에는 4조3000억원이 늘었지만 7월에는 3조4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주택시장 거래가 이전보다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금융권의 대출 관리가 강화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도 증가세 둔화
주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 가계대출도 증가 폭이 감소했다.
6월에는 기타 대출이 3조3000억원 늘었지만 7월에는 2조원 증가로 규모가 줄었다.
최근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둔화하면서 신용대출을 이용해 주식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수요가 감소한 것도 한 가지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 심사와 한도를 보수적으로 운영한 영향도 있었다.
전체 금융권에서도 증가 폭 감소
은행만 놓고 본 현상이 아니다.
은행과 제2금융권을 합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7월 한 달 동안 6조2000억원 증가했다.
6월 증가액이 8조3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2조1000억원 감소한 것이다.
제2금융권의 경우 7월 가계대출이 8000억원 늘면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상호금융은 오히려 대출이 줄었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상호금융권이다.
6월에는 2000억원 증가했던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이 7월에는 7000억원 감소했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앞서 이주비와 중도금 등 주택 관련 집단대출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하지만 관련 대출 집행이 일정 부분 마무리되고 신규 대출 취급도 제한되면서 전체적인 대출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대출 관리 목표는 오히려 완화됐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변화가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 수준으로 설정했지만 이를 3%로 조정했다.
배경에는 실제 주택을 구입하거나 분양받은 사람들의 자금 조달 문제가 있었다.
특히 이주비나 중도금, 잔금 등을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까지 대출 총량 관리의 영향을 받으면서 금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을 일부 개선하기 위해 관리 목표를 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대출이 다시 쉬워진다는 뜻은 아니다
대출 증가율 목표가 상향됐다고 해서 금융기관에서 누구나 이전보다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여전히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주택 거래가 다시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지나치게 완화되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다시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전체적인 대출 여력이 조금 확대되더라도 차주의 소득과 상환능력, 주택 관련 대출 수요 등을 계속해서 엄격하게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에는 주택대출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 나타난 대출 증가세 둔화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고 있고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현재의 상황은 대출 규제가 완전히 풀린 것도 아니고, 대출 수요가 사라진 것도 아닌 상태에 가깝다.
주택 구입을 계획하고 있다면 단순히 ‘대출 총량 규제가 완화됐다’는 소식만 보고 자금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실제 금융기관에서 적용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와 금리, 상환능력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분양이나 주택 매수를 앞두고 있다면 계약금뿐 아니라 중도금과 잔금까지 필요한 자금을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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